들녘에서 신들의 땅까지. 땅마다 걸어서 넘나드는 네 필드와 사이 땅, 그곳에 사는 영수들.
다랑논이 층층이 이어지고 초가 마을 어귀에 당산나무와 장승이 선, 신수도의 첫 들판이다. 서낭 고갯길 너머 감나무 과수원까지 바람이 벼 이삭을 쓸고 지나간다.
필드
사는 영수
서낭당이 깨우는 이름난 영수
이끼 낀 땅 위로 금줄 두른 신목이 서고, 골짜기마다 안개가 고이는 깊은 숲이다. 산신각과 숯막, 약초 비탈 사이로 오래된 정령들이 숨 쉰다.
얕은 여울과 깊은 소가 굽이치고, 징검다리와 섶다리, 물레방아가 물소리를 보태는 강가다. 갈대 늪과 강마을을 지나 김 오르는 온천 골까지 물길이 땅을 적신다.
붉은 용암 줄기가 굽이치고 검은 현무암 기둥이 벼랑을 이룬 화산 골짜기다. 유황 냄새 자욱한 벌판 너머로 대장간 마을과 봉수대가 불빛을 지킨다.
화강암 절벽 사이로 폭포가 쏟아지고 출렁다리가 협곡을 건너는 깊은 산이다. 바위에 새긴 마애불과 굴, 옛 광산이 산의 속살을 드러낸다.
쉼 없이 눈이 내리고 못과 강이 얼어붙은 설산의 벌판이다. 자작나무 숲과 얼어붙은 폭포, 눈에 묻힌 옛 성터가 고요한 겨울을 지킨다.
쓰러진 청동 신장과 무너진 성벽, 녹슨 화포만 남은 옛 병기의 터다. 늦은 볕 아래 낮은 안개가 박석 마당과 쇠부리 골을 흘러간다.
사방이 바다인 섬에 바닷길이 열리고, 해신당과 갯마을이 파도를 마주한 곳이다. 진주 모래톱과 난파선, 고래뼈가 누운 해안 너머로 해무가 벼랑을 감싼다.
운해 위로 솟은 봉우리들이 출렁다리로 이어진 하늘의 땅이다. 하늘못의 폭포가 구름 속으로 떨어지고, 신선대와 천제단이 구름 바다를 굽어본다.
구름 위에 펼쳐진 신들의 마을로, 금빛 은행나무 신단수를 가운데 두고 오방기가 사방을 가른다. 용연 폭포와 거북 비석, 사신당을 지나면 마지막 굿판에 닿는다.